The Foreign Press Noona Is Obsessed with Me

Chapter 49



나는지금일생일대의난관에봉착해있었다.

시험이냐고?겨울방학이다.

가정사냐고?가족이없는데….

교수님이밥먹자고했냐고?….그건좀무서울지도.하지만아니다.

여자문제냐고?맞긴한데조금달랐다.

‘…뭘해야하지??’

막상데이트라고나왔지만뭘해야할지감도잡히지않았다.

저번데이트때는그저대화만해도즐거웠다.

물론그건지금도마찬가지긴하지만,그래도그때와는다르게이번에는역할놀이가아닌진짜연인으로서첫데이트였다.

같이무언가활동적인것도하고싶은데….

도통떠오르는것이없어서고민하던그때,내시야에스치는홍보용전단지.

-다양한동물들을구경할수있는절호의기회,동물원!개장기념으로특별가에모시겠습니다!

저거다.

“릴리스동물좋아하세요?”

“응?아….”

릴리스가내시선을따라가전단지를바라보았다.

“…응,괜찮아.”

어라,딱히좋아하는것같지는않은데….

다른곳을찾으려고했지만릴리스는나를이끌고전단지에안내된방향으로향했다.

어쩌지,릴리스가즐겁지않으면말짱꽝인데.

이러지도저러지도못하고있는와중우리는동물원에도착했다.

여기도상가들과마찬가지로아카데미학생들을표적으로삼은모양이다.

입장을도와주는안내원중한사람이우리의아카데미교복을보고는곧장달려왔다.

“학생분들이시군요,안내도와드리겠습니다.”

“2명에얼마죠?”

“예,가격은-”

“됐어.이걸로치뤄.”

안내원의말을끊어낸릴리스는당당하게보석하나를툭던졌다.

손톱만한보석을받아낸안내원은아연실색한얼굴로보석을공손한자세로받쳤다.

“소,손님.이건저희표값을한참오버하는데요….”

“맞아요,릴리스.이건좀과해요.”

“흠….그래?”

릴리스는고개를갸웃거리며자신의주머니를뒤적거리더니.

“자여기.”

팅!

동전하나를안내원에게튕겼다.

언듯보니금화였다.

하지만모습이내가아는금화가아니었다.

책에서본성국의것과도,남부생김새와도달랐다.

“저기…..”

안내원은어쩔줄모르며땀을삐질삐질흘리고있었다.

“그냥제가낼게요.”

결국품에서마도제국은화를꺼내안내원에게건냈다.

은화를공손하게받아든안내원은표두장을건네고도망치듯다른손님을맞으러갔다.

“릴리스….”

“저번에는됐잖아?왜이번에는안된다는건데?”

“거기는정말고급레스토랑이니그런것도받아줄수있는거예요.여긴그정도급은안되니까요.”

“흥,주면고맙게받을것이지.”

거참까탈스러운분이네.

잠깐소란이있었지만어쨌거나표를받고입장한우리의앞에장대한광경이펼쳐졌다.

“우와….”

일자로쭉뻗은길좌우에는커다란유리케이지가있었고,그안에는각각의신기한동물들이있었다.

책에그려진,혹은세겨진삽화로만보았던동물들이내바로앞에있었다.

한케이지앞으로다가가자몸을뒤집고있는도마뱀이보였다.

무지개색으로빛나는비늘이돋보이는녀석은사람들의시선에도아랑곳하지않고자신의턱을벅벅긁고있었다.

“우리가안보이는걸까요?”

내중얼거림을들었는지릴리스가내어깨를두드렸다.고개를돌려보니릴리스가유리케이지한구석을가리켰다.

그곳에는한문구가적혀있었다.

-본케이지는파손방지마법,인식저해마법등이걸려있습니다.

“아하,그럼저도마뱀은정말로저희를못보는거겠네요?”

“그렇지.그리고환상마법도걸려있어.자신이지금울창한숲에있을거라생각할거야.”

“그런것도알수있어요?”

그러자릴리스가나를보며고개를갸웃거렸다.

마치이걸왜못해라고물어보듯이.

‘역시외신….’

보통은못보는게정상입니다만.

한동안도마뱀의비늘을구경하던나는다시발걸음을옮겼다.

입장하면서들고온안내종이에따르면동물들은서식지에따라구분되어있다고한다.

현재우리가있는곳은열대우림인모양이다.

나는두눈을가만히냅두지못하고사방팔방으로움직여댔다.

삽화가아닌직접움직이는동물들이내생각보다더신기했기때문이다.

그리고문득내발걸음이멈추었다.

“어….”

“왜그래,아서…..응..?”

유리케이지에적힌동물의이름은맨드릴.

얼굴이털난바나나같이길쭉하게생긴참으로특이한원숭이였다.

안에는총다섯마리의맨드릴이있었는데,그중에서한쌍이….

“끼이이익!”

“끼약끼약!”

…한마리가다른한마리의엉덩이에자신의치골을붙이고열심히허리를흔들고있었다.

두마리모두괴상한소리를내지르며,

나는낯뜨거워지는그장면에고개를홱돌렸다.

그리고얼굴이빨갛게달아오른릴리스와눈이딱맞았다.

아마나도똑같은얼굴이겠지..?

“크,크흠….다른곳보러갈까요?”

“으,응.그러자.”

그렇게열대우림구역을벗어날때까지한마디도하지않고걸은나는다음케이지에눈이갔다.

열대우림다음은사막인모양이다.

케이지에적힌설명을보면남부의대사막에서데려온동물들이라고한다.

그리고나는한케이지앞에서탄성을내질렀다.

“우와!사막여우다!”

내팔뚝만한작은몸집과,이에맞지않는커다란귀,작고초롱초롱한눈을치켜뜬귀여운표정까지.

삽화에서봤던그대로였다.솔직히사막여우는책에서약간의과장이섞어있을거라생각했는데내예상보다훨씬더귀여운외모를하고있었다.

“귀여워!”

이리저리움직이며큰귀를쫑긋거리는게얼마나귀엽던지.

주머니에넣어서가지고다니고싶은녀석이었다.

귀엽다는말을연발하고있자니내옆에인기척이느껴졌다.

옆에서뭐라말하는소리가들렸지만나는사막여우의하품을구경하는데온신경을쏟고있었다.

그때내어깨에손이올라갔다.

“아,릴리스.얘네좀봐요.엄청귀…..엽……..어…..”

내옆으로다가온릴리스는웃고있었다……아니,웃고있는것처럼보였다.

입꼬리가올라가있는게웃는것처럼보이지만그위에있는눈이심상치않았다.

“…귀여워?”

“어……”

차갑게가라앉은눈에서는붉은기운이…..아니,잠깐.눈뿐만이아니었다.릴리스의전신에서붉은아우라가흘러나오고있었다.

“헤에….귀엽구나….응,귀여워.”

릴리스가케이지에다가가자안쪽이소란스러워졌다.

“케에엥!”

“케헥….켁!”

단란하고평화롭던사막여우가족이몸을부르르떨더니케이지구석으로도망치는것이었다.

도망치는반대방향에있는것은바로릴리스.

“아서.”

“…넵.”

“저동물이귀엽니?”

“……”

“네생각그대로말하면돼.귀여워?”

“…넵.”

“그래….귀엽구나…….내말을무시할정도로귀엽구나…..”

“…예?”

잠깐,옆에서들려온소리가릴리스가부르던소리였어?

“흐응….그렇구나…..”

붉은아우라가짙어졌다.

동시에사막여우가족이호흡곤란을호소했다.

그들뿐만이아니었다.

나를포함한주변의관람객들도알수없는압박감을느끼기시작했다.

“저,릴리스…?”

“…귀엽구나…..헤에….”

“릴리스.제말들려요?”

“……”

“릴리스?”

답은돌아오지않았다.

릴리스는사막여우를노려보며무언가를계속중얼거릴뿐이었다.

점점강해진압박감은이제거동이불편한수준까지올라왔다.

관람객들의불평과비명이들려온다.

결국여기서릴리스를막을사람은나밖에없다.

결단을내린나는릴리스의등뒤로다가가백허그했다.

평소대로라면이것만으로도정신을차릴릴리스지만어지간히화가난건지정신을못차렸다.

나는그상태그대로까치발을들어릴리스의귀에내입을가져다대었다.

말이안통한다면물리적자극으로.

미리죄송합니다릴리스.

“암냠냠.”

“꺄흑?!”

효과는확실했다.

그즉시릴리스의아우라가증발하듯허공으로흩어졌다.

“오물오물.”

“자,잠깐….아서!그만….”

나는입술만으로씹고있던릴리스의귓볼을놔주며속삭인다.

“정신차렸어요?”

“응,차렸으니까그만해!”

빨개진귓볼이참으로귀여웠다.

나는그런귓볼에입을맞추며귀에다가속삭였다.

“릴리스귀여워요.”

“으,응?”

“질투하는모습도귀엽고,당황하는모습도귀여워요.”

“질투라니….내가저런거에질투를할리가없잖아?”

말은이렇게하지만힐끗본릴리스의입꼬리는살짝올라가있었다.

“죄송해요.너무신기해서구경하느라릴리스가부른거못들었어요.”

“…아니야.내가너무예민하게반응했어.”

이렇게잘넘어가나했는데…..

“…아니.나는잘못없어.”

“…네?”

“다네가잘못한거야.”

…갑자기왜이러시죠?

“네잘못인거인정해?”

“…네.”

일단은내잘못이맞으니그렇다고말했는데….

그러자릴리스가몸을빙그르돌리며나를정면으로바라보았다.

“나맘상했어.”

…아니,잠깐.

“마음상하는일에는….”

릴리스는나를품에꼭안았다.절대놓아주지않겠다는듯이팔에힘이들어가있었다.

“뭘해야할지알지?”

“…꼭안아주면서화해의입맞춤이요…..”

거참.이걸위해서말을바꾸다니.

‘너무귀여운거아닌가요.’

그렇게나랑스킨십이하고싶었던걸까.

릴리스는잔뜩기대하는표정으로내게입술을들이밀고있었다.

‘…뭐,내잘못이맞긴하니까.’

결국나또한릴리스에게안기는동시에입술을겹쳤다.

“…됐어요?”

“부족해.”

“…얼마나하려고요?”

“음….내마음이풀릴만큼?”

하루종일이라도할생각인건가요?

내황당한표정을읽은것인지릴리스가짓꿎게웃었다.

“후훗,딱5번만해줘.전부다른부위에다가.”

다른부위?그것도5번이나?

그동안입술만맞춰오던나였기에어디를노려야할지고민이되었다.

릴리스는눈을감고가만히기다리고있었다.

머뭇거리던나는어제의일을떠올렸다.

나를붙잡은릴리스가퍼부은키스세례를기억한나는천천히움직였다.

먼저이마.

릴리스의머리카락을살짝들어올리고이마에입을맞췄다.

다음은눈.

꾹감고있는눈꺼풀위로입술을부드럽게올렸다.부르르떨려오는게입술로느껴져서귀여웠다.

더아래로내려와볼.

갸름한얼굴테를가진릴리스였기에좀딱딱할줄알았는데생각보다부드럽고따뜻했다.

다음은좀더내려와서목.

하얀목에입술을붙이고오물오물간지럽히자작게웃는소리가들려왔다.

마지막은입술이었다.

입술과입술이겹쳐지는순간릴리스는내뒷목을끌어당기며강하게입을맞췄다.

그렇게총5번의키스가끝나자릴리스는만족한듯해맑게웃었다.

“만족했어요?”

“응!사과받아줄게.”

화해하기참힘들다.

그래도화사하게웃는릴리스를보니그런마음도싹사라졌다.

“다음구역으로갈까?”

“아,잠시만요.어디좀들러도될까요?”

“응?어디?”

나는검지를들어한방향을가리켰다.

릴리스의시선이내손끝을따라갔다.

그곳에는작은가게가있었다.

-편의점

입술이불어터질것같았다.

우선 립밤부터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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