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oreign Press Noona Is Obsessed with Me

Chapter 23



“사랑해요 릴리스. 저랑 사귀어주세요.”

“뭐, 뭐어어엇?!”

크게 당황하는 릴리스의 모습을 보니 약간의 통쾌한 감정이 들었다.

릴리스를 이겨먹겠다는 생각은 진작에 접었지만, 그럼에도 늘 여유로운 릴리스가 놀라는 모습을 보는 건 신선한 기분을 안겨주었다.

“뭐….무, 무슨…말을…”

어지간히 당황했는지 음절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말 그대로예요. 역할놀이. 어릴 때 가족들끼리 많이들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 얘기 하던 애들이 부러웠던 기억이 있어서 이참에 해보는 게 어떨까 싶어서요.”

“….무슨 역할인데?”

당연한 거 아닙니까?

“연인이요.”

“푸흡!”

릴리스가 치약거품을 뿜을려다 간신히 참아내었다.

“콜록! 콜록! 보, 보통 역할놀이를 연인으로 하나?”

“음…. 아마 아닐걸요?”

“그럼-”

“보통 부부사이로 하던데요?”

“……”

결국 할말을 잃어버린 릴리스.

“우우루루루룹 퉷.”

치약거품을 완전히 씻어낸 나는 딱딱하게 굳어버린 릴리스를 뒤에서부터 안았다.

“릴리스는 기다려주겠다고 했지만, 무작정 기다리게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예요. 그건 릴리스한테 상당히 실례되는, 저의 이기적인 행동이니까요.”

내 말을 잠자코 듣고 있던 릴리스는 치약거품을 뱉어냈다.

“그렇다고 연인사이를 연기하자고?”

“연기는 아니죠. 잠깐만 진심이 되자는 말인데.”

“…….”

“그리고 이래야 제가 빨리 마음을 잡을 수 있을 것 같아서요.”

분명 뒤에서 바라보고 있는데도 릴리스의 표정이 예측이 되었다.

누가 봐도 갈등하고 있는 듯한 뒷모습에 웃음이 새어나왔다.

“….언제까지?”

“음…일단 오늘 하루요.”

“일단?”

“하다보니까 너무 좋아서 진짜 사귀고 싶어져버리면 평생 가는 거죠, 뭐.”

내 말에 릴리스의 몸이 움찔거리더니 릴리스가 고개만 돌려 나를 흘겨봤다.

“….너 아무리 봐도 성격 변했어.”

“그런가요?”

좀 뻔뻔하게 나가보자고 생각하긴 했다.

“그럼 이제 어떡해.”

“우선 고백했으니까 받아주세요.”

그러자 릴리스가 내 쪽으로 돌아섰다. 어느새 여유로운 미소를 되찾은 얼굴로.

“맨입으로?”

그러며 자신의 입술을 두드리는 릴리스.

…참 까다로운 외신님이다.

헛웃음을 지으며 릴리스에게 입을 맞춘다.

-쪽

짧은 입맞춤이 끝나고 릴리스의 그윽한 눈동자를 마주본다.

“사랑해요 릴리스. 저랑 사귀어주세요.”

“흐음…. 어쩔까나~”

당황할 때는 언제고 벌써 여유를 부리는 릴리스다.

‘그래, 이래야 릴리스답지.’

흐뭇한 미소와 함께 바라보고 있자니 릴리스의 대답이 돌아왔다.

“그러면….. 누나라고 부르면 사귀어줄게.”

“……예?”

뭐라고요?

내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자 릴리스가 얼굴을 붉히며 손사래를 쳤다.

“시, 싫으면 말고…. 그냥 한번 해본 거야….”

“아뇨. 싫다기 보다는 그냥….상상도 못했던 호칭이라…”

진짜, 상상도 못했다.

릴리스…..누…나?!

내가 릴리스를 누나라고 부른다고? 그런 게 가능하단 말이야?

릴리스의 반응을 보니 본인도 막 던진 것 같은데…

‘뭐, 본인이 허락한 거니까. 상관없나?’

“누….나..”

“!!!!”

릴리스의 눈이 화등잔만해진다.

“릴리스 누나.”

어색했지만 확실히 친근한 느낌이 있어서 계속 부르고 싶었다.

“릴리스 누나. 릴리스 누나.”

어색한 발음을 굴려보며 교정하는 데 문득 시선을 들어보니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는 릴리스가 보였다.

“흐으으…..”

잔뜩 부끄러워 하면서도 손가락 틈 사이로 나를 보고 있는 그 모습이…..

“귀여워요.”

“히끅!”

이젠 딸꾹질까지.

릴리스의 귀는 만지면 뜨거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새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그렇게 부끄러워요?”

-도리도리

“어라? 그러면 왜 얼굴을 가려요?”

“흐윽….조….좋아서…”

흐느낌과 비슷한 작은 목소리.

“너무 좋아서….”

그렇게 누나라 불리는 게 마음에 들었던가?

그렇다면.

“릴리스 누나.”

“하, 하지마…”

“누~나~”

“히익!”

“아하하하하! 반응 너무 귀여운 거 아니예요? 누나?”

그렇게 내 주접은 릴리스가 내 머리를 한대 쥐어박는 것으로 끝이났다.

-빡!

“놀리지 마!”

“….옙.”

릴리스는 의외로 손맛이 매서웠다.

‘아야야…’

—-

체크아웃을 하고 거리에 나온 우리는 딱히 정해진 목적지 없이 상가거리를 배회했다.

거리에는 다양한 취향을 포괄하기 위해 수많은 가게들이 들어와 있었고, 그것들은 대부분 내가 처음 보는 고가의 상품들이었다.

그 물건들의 용도와 가격에 대해 대부분은 까내리며, 가끔은 감탄하며 릴리스와 다양한 수다를 떨었다.

릴리스 또한 이 세계의 물건에 대해서 자세히 아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인간의 창의성과 조악함을 직관적으로 표현했다.

그 평범하지만 순수하게 즐거운 수다에 잠겨 있던 나는 문득.

‘….이거 평소랑 다른 게 뭐지?’

갑작스러운 깨달음에 정신이 확 들었다.

돌이켜 보면 우리는 이미 연인들 사이에서 할 법한 행동들은 대부분 해버린지 오래다.

포옹, 손잡기, 키스.

‘….어라? 뭐가 다른 거지?’

이러면 기껏 역할놀이를 한다고 말한 것이 의미가 없어진다.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린 나는 이내 릴리스와 하지 않은 행위를 떠올렸다.

릴리스와 맞잡은 손을 푼 나는 서로의 팔을 얽히게 만들었다.

“응? 이건…”

흔히 팔짱이라고 부르는 행위다.

솔직히 하기 전까지는 손잡기랑 뭐가 다르지 싶었지만, 직접 해보니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어깨와 어깨가 붙을 정도로 거리가 좁혀졌으며 팔꿈치로는….무언가 부드러운 것이 닿았지만 필사적으로 모른척 했다.

“흐응~ 사귀니까 이런 것도 하는 구나?”

“이게 좀 더 연인스러워 보일 것 같아서…”

“후훗, 기특하네 우리 아서.”

‘….우리 아서..? 우리?!’

내 이름 앞에 단 두 글자만 붙었을 뿐인데 듣는 느낌이 전혀 달랐다.

가슴이 간질간질해지는 그 단어에 절로 입꼬리가 올라가려 했다.

그걸 귀신같이 눈치챈 릴리스가 능글맞은 미소를 지었다.

“어, 웃으려고 하네? 왜에~? 그렇게 불러주는 게 좋아? 우리 아서~?”

움찔거리는 입꼬리를 애써 내려앉히려고 했지만.

“후훗, 귀여워….”

결국 미소가 피어오르고 말았다.

“네, 좋아요. 릴리스 누나.”

“읏…!”

“저기 가볼까요 누나?”

“그…그만….”

“왜 그래요 누나?”

“….밖이라 때릴 수도 없고…”

눈알을 또르르 굴리던 릴리스가 기발한 생각을 떠올린 듯 의뭉스런 미소를 짓는다.

팔짱을 당기며 거리를 좁힌 릴리스는 내 귓가에 대고 작게 속삭였다.

“자. 기. 야.”

“!!!!!”

그 말을 듣자마자 전기가 통하는 것처럼 온몸이 찌릿하며 닭살이 오소소 돋아났다.

“어라? 어디 안 좋아? 우리 자기 얼굴이 빨개졌는데?”

‘우, 우리 자…기…?’

하나만으로 두근거리는 게 합쳐지니 심장이 아파올 정도로 뛰어올랐다.

‘너무 요망한 거 아닙니까 릴리스으….!’

완패다. 호칭으로 이거 보다 더 강한 건 떠오르지도 않았다.

…이거 잘못하면 어제의 결심이 하루만에 깨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자기야, 우리 저기 들어가 볼까?”

붉어진 얼굴을 들지 못하는 나는 고개를 작게 주억거릴 수밖에 없었다.

릴리스의 리드에 몸을 맡긴 나는 바닥만 보며 터덜터덜 걸어갔다.

이윽고 릴리스의 발걸음이 멈추자 슬며시 고개를 들어보았더니.

“….여기는..?”

입구부터 핑크핑크한 색상의 간판이 반겨주는, 누가봐도 특정 고객들을 타겟으로 한 디저트 가게다.

-스위트 러브~♡

간판에 써진 이름 뒤에 붙은 빨간 하트에 머리가 어지러워진다.

‘이런 곳이 있었나…?’

“어서오세요 손님~ 스위트 러브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활기찬 인사로 반겨오는 직원은…. 핑크색과 하얀색이 적절하게 섞인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두 분은 커플이신가요? 저희 가게는 커플이면 할인과 특별 서비스가 나가거든요.”

직원에 질문에 팔짱을 조여오며 당당하게 대답하는 릴리스.

“응, 커플이야.”

“좋습니다! 저희 가게에는 테이블과 룸이 있는데 어디를 원하시나요?”

‘….테이블? 룸? 그게 뭐지?’

의아해 하는 반응을 살핀 직원이 사근사근한 목소리로 설명을 이어갔다.

“테이블은 1층의 개방적인 공간에서 자유롭게 다과를 즐기시는 거고, 룸은 2층에 자리한 밀폐된 방에서 알콩달콩한 시간을-”

“룸으로.”

직원의 설명을 다 들을 새도 없이 즉답을 해버리는 릴리스.

이런 릴리스의 태도에 화내기는 커녕 흐뭇한 미소를 지은 직원이 고개를 끄덕인다.

“네~ 그럼 2인실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직원의 안내에 따라 안쪽으로 들어가니 넓은 공간이 펼쳐졌다.

사방이 창문으로 뚫린 1층은 곳곳에 자리한 테이블에 사람들이 퍼져서 각자의 다과를 즐기고 있었다.

가끔 혼자서 온 사람도 보였지만 대부분은 사이좋은 남녀 한쌍이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서로에게 디저트를 먹여주고 있었다.

당연하겠지만, 내부 디자인은 전부 핑크색이었다.

어디를 봐도 핑크핑크한 디자인은 보는 이로 하여금 어지러움증을 선사했다.

‘이, 이런 곳에서 디저트를 먹는다고? 귀족들은 낯짝이 얼마나 두꺼운 거야? 안 부끄럽나?’

나는 보는 것만으로도 미칠 것 같은데.

곁눈질로 본 릴리스는……맙소사. 엄청 기대하고 있는 표정이다.

사방의 커플들을 이리저리 살펴보던 릴리스는 내 시선을 눈치채고 귓가에 속삭인다.

“분위기 좋지 않아?”

“저는 토 할 것 같은데요…..”

“푸흐흐…. 왜에~ 가끔은 이런 곳도 좋지 않아?”

“온몸에 닭살이 돋았습니다만.”

“그래? 어디…”

릴리스가 내 소매 안 쪽으로 손을 집어 넣었다.

“어, 어딜 만지는 거예요?!”

“우와. 진짜 닭살 돋았네? 가슬가슬해졌어.”

기겁하며 팔을 빼낼려고 했지만 릴리스의 팔짱은 쇠사슬로 묶은 것 마냥 굳건하게 버텼다.

“이럴 때만 힘 쓰기예요?”

“이럴 때가 아니면 언제 힘을 쓰라고?”

몇 번 더 시도하다가 포기한 나는 문득 직원의 시선이 이 쪽을 향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직원의 흐뭇한 미소에 고개를 들지 못하겠다….

계단을 올라 2층에 도착하자 1층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장소가 펼쳐졌다.

살짝 어두운 조명을 사용한 2층은 개방적이던 1층과는 다르게 좁은 중앙 복도 양쪽으로 방문이 빼곡하게 나열해 있었다.

“저희 가게 룸에는 최상급 방음마법이 걸려 있으니 주변 걱정마시고 좋은 시간을 보내시면 됩니다.”

….이거 여러모로 위험한 곳 아니야?!

“자, 여깁니다. 메뉴 주문은 주문서에 써서 방문 앞에 걸어두시고 벨을 누르시면 직원이 접수할 겁니다. 긴급한 상황에서도 벨을 누르시면 언제든 직원이 올테니 걱정마시고요. 아, 그리고…”

의미심장한 미소를 띈 직원이 작게 속삭인다.

“저희 가게는 성인업소가 아니니 부디 흔적을 남기시지 않기를 부탁드립니다.”

‘….그거 흔적만 안 남기면 뭐든 해도 된다는 말이잖아? 여기 진짜 괜찮은 거 맞아??’

내 황당한 시선에도 아랑곳 하지 않은 직원은 정갈한 발걸음으로 멀어져갔다.

“크흠…. 그럼 들어갈까?”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안쪽은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작은 방이었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푸근한 분위기가 나도록 했는데, 여긴 그나마 핑크빛이 적게 들어가 있어서 울렁거림이 줄어들었다.

방의 한쪽 벽면은 전부 책장으로 되어 있었는데 책등을 보니 대부분이 달달한 로맨스물로 보였다.

다른 벽에는 메뉴판이 걸려 있었는데 귀족들이 오는 곳 답게 하나같이 평민이 손도 못댈 가격들이 찍혀있었다.

들어오자마자 굳어있던 나를 릴리스가 잡아당겨 안쪽에 들어선다.

“여기도 좋네. 단 둘이 있기에는 1층보다 더 좋아. 분위기도 있고.”

바닥에 풀쩍 주저앉은 릴리스는 멍하니 서있는 내게 앉으라는 신호를 보냈다.

쭈뼛주뼛거리며 릴리스로부터 살짝 떨어진 거리에 앉았으나, 어림도 없다는 듯이 바로 거리를 좁혀온 릴리스.

어깨를 마주하고 나란히 앉아 있자니 숨이 턱 막혀왔다.

“우, 우선 뭐라도 좀 시킬까요?”

덜덜 떨리는 턱을 간신히 움직여 말을 건네자 릴리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까? 뭐 먹고 싶은 거라도 있어?”

메뉴판을 봤지만, 솔직히 아는 메뉴라고는 하나도 없었다.

‘평범하게 무슨무슨 케이크로 하면 안 되는 거야? 몽블랑, 브…륄레? 에클레르는 또 뭐야?’

분명 공용어로 되어 있을 텐데 도통 알아먹을 수가 없었다.

그나마 어디선가 들어본 이름들을 위주로 몇가지를 시켰다.

그렇게 음식을 시키고 보니 다시 말이 없어진 우리.

‘….숨 막혀…’

그 때, 내 어깨에 중량감이 느껴졌다.

가느다란 머리카락이 내 목을 간지럽히고, 따뜻한 온기가 전해져왔다.

“리, 릴리스..?”

내 어깨에 머리를 올리고 무게중심을 내게 온전히 맡긴 릴리스는 눈을 꼬옥 감고 있었다.

“이렇게 가까이 있으니까 말이야…..심장소리가 들려. 쿵쿵…..쿵쿵…. 엄청 두근거리고 있네?”

다 들켜버렸다. 하긴 내 귀에도 쿵쿵 울리고 있는데 못 들을 수가 없지.

“너도 들어봐. 내 심장소리.”

이에 나도 뻣뻣하게 굳어있던 몸을 천천히 릴리스 쪽으로 옮겼다.

릴리스의 머리에 뺨을 가져다 대며 따뜻한 온기를 만끽하던 그때.

-두근…..두근…..

“….저도 들려요.”

“어때?”

“….딱히 빠르지는 않네요.”

어째 나만 긴장한 것 같아서 조금 억울해졌다.

“푸흐흐…. 귀여워라. 내 심장소리를 빠르게 만드는 방법. 너도 알고 있잖아?”

알 것 같았다. 하지만 그건 릴리스뿐만 아니라 내 심장도 빠르게 뛰게 만들리라.

나는 릴리스의 머리카락에 뺨을 비비며 감촉을 느꼈다.

그 부드러움과 따뜻한 온기에서 힘을 얻은 나는 손을 릴리스의 등쪽으로 돌려 그녀의 가느다란 허리를 감쌌다.

예상보다 더 가녀린 허리에 두근거림이 더 커졌다.

허리를 잡아당겨 릴리스와 더욱 밀착한 나는 작게 속삭인다.

“….사랑해요 릴리스.”

-두근두근두근…

곧장 반응이 오는 릴리스의 심장소리.

이에 릴리스가 고개를 살짝 돌려 나를 마주보았다.

부드러운 시선이 오가고 릴리스의 입이 열린다.

“나도….”

조용한 방을 가득 메우는 두근거림.

내 심장소리인지 혹은 릴리스의 심장소리인지 구별이 가지 않았지만, 애초에 구별할 필요도 없었다.

가까이 밀착한 우리의 숨결이 허공에서 얽히고, 우리는 홀린 듯이 서로를 향해 다가갔다.

릴리스의 숨결이 내 혀를 간지럽힐 거리까지 다가갔을 그때…

-띵동!

“주문하신 메뉴 나왔습니다. 손님~”

우리의 움직임이 딱딱하게 굳었다.

조금만, 아주 조금만 더 가까이 가면 되는데…

릴리스의 달콤한 숨결이 내 침샘을 자극하고 있는데…

-띵동!

“손님~? 무슨 일 있으신가요?”

타오르는 속을 꾹 누르며 마지못해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그 순간.

반쯤 일어난 나를 릴리스가 붙잡아 넘어뜨린다.

“리, 릴리스? 잠깐만…웁?!”

내 위로 올라탄 릴리스가 그 부드러운 입술로 내 입을 덮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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