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EL WEB Chapter 114
“바람둥이.”
“?!?!”
이무슨-
“그,그그그게무슨소리야?!내가바람둥이라니!”
“어머,진짜몰랐구나?난또선배가그런시선즐기는줄알았는데.”
“그럴리가없잖아!내가왜바람둥이인데?”
“일단들어가서말할까요?이러다다른사람이보면바람둥이소문에한줄이추가될텐데?”
이에나는고개를빼서사방을훑어보곤우리를보는사람이없다는것을확인했다.
“얼른들어와.”
“네~!”
싱글벙글웃으며방에들어오는카리사.
“으음~여기가수석의방이구나!”
신기하다는듯이주변을훑어보는카리사의손목을잡아그대로식탁의자에앉힌나는그녀의맞은편에앉았다.
“자,말해.내가왜바람둥이야?내가뭘했다고?”
“큼큼,그럼아서선배의소문을하나하나짚어드리죠.”
목을가다듬은카리사가천천히입을열었다.
“첫번째,학교를뒤집어버린그야말로절세미인여자친구가있음.”
“릴리스잖아.그것만으로는바람둥이라고할수없잖아?”
“그것’만’이라면그랬겠죠?”
“아니,뭐가더있다고…”
“두번째,엘리노어변경백의딸인레티아엘레노어영애와사이좋게지냄.듣기로는신체접촉도자주한다고.”
“잠깐,나와레티는그런관계가-”
“세번째,성국출신신입생라나와애정넘치는술래잡기.”
“잠깐!애정은무슨,그건그냥스토커”
“아잇,시끄러워요.네번째,학생중처음으로황녀님께학생회건의를받음.그리고감히거절했다고.”
“그건그저제안이었고그게어떻게바람둥이-”
“다섯번째,신입생시험에서황녀님의뒤를이은초절정미소녀천재마법사카리사를기숙사에들임.”
“야!!”
“푸하하하핫!”
배꼽을잡고웃음을터뜨리는카리사.
그모습이짜증났지만,지금은그게중요한게아니었다.
“…정말그렇게소문이퍼졌단말이야?”
“그럼요!마지막다섯번째는장난이지만나머지는진짜라고요?”
“도대체어째서…”
“뭐,다양한이유가있겠지요.지금선배가얼마나유명한지알고나있어요?”
“그야뭐…릴리스덕분에좀유명해지긴-”
“좀은무슨,좀!입학하자마자들은소문이마나가없는3학년에대한소문이었다고요!이어서그3학년선배가그희귀하다는패밀리어마법을쓴다고하질않나,또필기는항상수석을차지했다고하지않나,이미유명인다되었거든요?”
“…내가?”
“네,선배가요.”
아무리릴리스덕분에유명해졌다하지만,나는기껏해야같은학년내에서이름좀알려졌다수준이라고생각했다.
하지만,신입생들까지소문이퍼졌다니?
심지어그소문이하필바람둥이소문이라니?
“아,일리나선배님하고도엮이는소문이들리긴했어요.”
“일리나?걔는또왜?”
“몰라요?같은학년이라그런가?”
이제는연관성이라고는실기평가밖에없는일리나까지엮였다.
“뭐,일리나선배님은이미임자가있어서많이퍼지지는않은것같지만요.”
카리사의중얼거림을한귀로듣고흘린나는지끈거리는머리를감쌌다.
“으으…릴리스가알게된다면…”
그런나를빤히바라보던카리사는한마디를툭던졌다.
“그나저나밤의여왕님은어디가셨어요?아프다는이야기는또뭐고?”
주변을살핀카리사는고개를갸웃거렸다.
그제서야카리사를방에들여보낸이유를떠올린나는그녀에게물었다.
“일단한가지좀물어볼게.릴리스에게들었는데차토구아는릴리스와나를적대하지않는다고했어.맞아?”
“네,맞아요.저희두꺼비신님은엄청게으른분이라분쟁을싫어하시거든요.”
…아니,네가믿는신을그렇게말해도되는거냐?
어이가없으려했지만,일단이어서물었다.
“차토구아는지금도토성에있어?”
“네?어,네.어제만해도저희할아버지를통해인사드렸어요.”
그렇다면차토구아는심연회의에참석하지않은거다.
릴리스가아우터갓들의회의라고했으니그레이트올드원은참석하지않는건가?
그래도같은외신이라불리니알고있지않을까?
“카리사,한가지약속을해줬으면좋겠어.”
“뭔데요?”
“지금내가하는이야기는아무한테도말하지말아줘.”
“할아버지나차토구아님께도요?”
잠시고민한나는고개를저었다.
“거기까지는막지않을게.애초에그쪽에서말하라고시키면무조건말해야할것아니야?”
“그것도맞죠.좋아요,그럼적어도이행성내에서는입꾹다물고있을게요.그래서뭔데요?”
잠시심호흡을한나는토해내듯질문을던졌다.
“혹시심연회의라고알고있어?”
그러자장난스럽던카리사의표정이딱딱하게굳었다.
“…에?시,심연회의요?”
여태한마디도절지않고폭포처럼말을쏟아내던카리사가말을더듬다니,이건무조건알고있어야나오는반응이었다.
“알고있구나.”
“그야당연하죠!그곳에서결정된사항은모든차원에영향을미쳐요.지금껏그곳에서무언가가결정될때마다차원계가얼마나난리였는…설마?!”
경악이담긴표정을짓는카리사에게고개를끄덕였다.
“맞아.지금릴리스는심연회의에가있어.”
“말도안돼요!저번심연회의가열린지얼마나되었다고!”
카리사의말에나는기억을되돌렸다.
그러고보니총장님도카리사와똑같은말을했었다.
“저번심연회의가언제열렸는데?”
“대략…18만년전에?”
“…어마무시하게예전아니야?”
“심연회의는보통1억년단위로열려요.”
“…허.”
1억년이라니…스케일이너무큰거아닌가?
하긴,회의에참석하는아우터갓들나이를생각하면그리오랜시간도아닐것이다.
“그나저나심연회의라니…이건차토구아님께반드시말씀드려야겠어요.또한바탕난리가날수도…”
고개를까딱거리며무언가를중얼거리는카리사.
나는식탁을두드려그녀의주의를집중시켰다.
“혹시심연회의가언제끝날지알고있어?”
“으음…아뇨.전혀모르겠어요.회의가이뤄지는절대심연은시간이끊기는곳이거든요.아예뒤틀려서과거로가버릴가능성도있어요.”
“아…”
전혀좋지않은소식이었다.
역시이대로기다리는수밖에없나…
그런데그때,
“뭐,부왕님이나선다면야.즉시돌아올수도있겠죠.”
“부왕이라면…요그소토스?”
“네,맞아요.진짜왕인…그분을대신해서아우터갓의수장역을맡으신분이죠.시공간을초월하신그분이라면충분히가능할수도?”
릴리스와총장님,카리사마저가능하다고말하는걸보면확실히요그소토스의힘을빌리면돌아올수있는것같다.
하지만여태껏돌아오지않은걸보면역시실패한걸까…
“…혹시내가절대심연으로갈수있는방법이-”
“무리.무리무리.절대무리.불가능.안돼요.”
“…그정도야?”
“이정도로도부족해요.세상온갖불가능에관한수식어를전부가져다써도부족할걸요?그만큼절대심연은인간이갈수있는곳이아니에요.그레이트올드원들도가기힘든곳인데,어떻게인간이거길갈생각을해요?”
“차토구아도힘들어?”
“네,힘들어요.초청을받았다면모를까.우리차토구아님이아무리대단하셔도절대심연으로가는마지막관문을막고있는존재가훨씬대단하신분이라…”
“누군데?”
“움루트타월이라고…부왕님의아바타예요.”
…돌파는불가능이겠네.
릴리스와계약했다는것을제외하면평범한인간인내가허락을얻는것도안될것이고.
‘하아…진짜방법이없는걸까…’
머리를감싸며생각에잠기려던그때,
“근데심연회의는왜열린거래요?뭐들은거없어요?”
“…요그소토스가열었다는데?”
그러자카리사가벙찐표정을지었다.
“엥?그분은지금회의에참석할수없을텐데요?”
“왜?”
“저도자세히는모르겠지만,부왕님은아주아주중요한일을맡고있대요.부왕님이일을멈추면모든우주가멸망한다나?”
“…뭐?”
“그래서다들 ‘신성한업무’라고부르더라고요.근데할아버지한테물어봐도자세히말해주질않아서저도무슨일인지는몰라요.”
신성한업무?
도대체무슨일이길래그렇게높게쳐준단말인가.
“하지만릴리스가말한거야.주최자가요그소토스라고.”
“흐음…밤의여왕님이그렇게말하셨다면야.”
카리사는고개를갸웃거렸으나총장님처럼놀라지는않았다.
“아!”
갑자기소리를친카리사가손을들어올렸다.
“선배.”
“왜?”
“저배고파요.”
“…갑자기?”
“밤의여왕님이걱정되어서소중한점심시간을할애해온거니까.밥좀주세요.”
“뭘그리당당히…하아…그래.”
워낙힘들었던하루라더따지기도지쳤다.
그리고뭐성실히대답해준것도고마우니까.
자리에서일어난나는잠시고민했다.
‘릴리스의요리를먹이는건좀…’
솔직히아쉬웠다.
그리고릴리스요리는나만먹고싶다는일종의독점욕이올라왔다.
냉장고를연나는그곳에서요리를꺼내는것이아니라재료들을꺼냈다.
“어?직접해주실려고요?”
“오냐,직접해주마.”
“오호라~후배를집에들여서밥까지-”
“그냥나갈래?”
“아뇨,감사히먹겠습니다.”
나는지끈거리는관자놀이를꾹꾹눌렀다.
카리사와대화하다보면가끔화가솟구칠때가있다.
마치레티와대화하는것같은…
냉장고에있던재료대부분이릴리스의요리에쓰였기때문에남은건거의짜투리들이었다.
그것들을한데모아서이리저리볶은나는금세완성된요리를내놓았다.
“옛다.”
“우와~잘먹겠습니다!”
요리를크게한입먹은카리사는,
“……?”
의아하다는듯이고개를갸웃거렸다.
“왜,별로야?”
“아뇨…생각보다맛있어서놀랐는데.”
릴리스가오기전까지나름혼자밥먹고살았었다.
대충뭐랑뭘섞으면대충맛이나는지는알고있었다.
“이거이름이뭐예요?”
“…짜투리볶음.”
“…선배나중에자식낳으면이름은꼭밤의여왕님께맡기세요.”
“뭐라는거야!”
내네이밍센스가뭐어떠…나쁜건알고있었지만,그정도는아니다.
그나저나자식이라니…
“…저,카리사혹시아우터갓과인간-”
“선배저밥먹고있잖아요.”
무슨질문을하려는지예상한건지,날카롭게째려보는카리사.
아쉬운나머지입맛을다신나는다시냉장고로가서올드원구이를하나꺼내왔다.
“그건뭐예요?”
“내밥.”
“아니,근데왜저랑다른데요?”
“내거니까.”
“우와…그거설마밤의여왕님이하신거예요?”
“응.”
“맛있어요?”
“당연한거아니야?”
“아니아니,감정빼고객관적으로.”
“객관적으로이세상그어떤음식보다맛있어.”
“…그거아무리들어도객관적이지않은것같은데?”
나는말없이싸여있던비닐을벗겼다.
그러자구수한냄새가풍겨왔다.
냄새를맡았는지카리사의눈이바뀌었다.
“…선배,그거한입만주시면안될까요?”
“응,안돼.”
“치사하긴.”
투덜거리면서도짜투리볶음을순식간에해치운카리사는배를두들기고있었다.
조신하지못한건아무리봐도레티를닮았다.
설마머나먼친척이라던가…
‘아니,애초에다른행성에서사니까그럴일은없겠지.’
그런생각을하고있자니카리사가질문을던졌다.
“그요리는이름이뭐예요?”
“올드원구이.”
“…예?”
내가말한요리명을듣자카리사의얼굴이와드작일그러졌다.
“진짜요?”
“진짜고자시고릴리스가말한건데?”
“에이~요리명만그렇고재료는다르-”
“올드원이그거아닌가?철로만든죽순같이생긴거.”
“…진짜네?아니,걔네먹을수있는얘들이었어요?”
“지금껏수십번은먹었고,엄청맛있는데?”
벙찐표정으로내가우물거리고있는올드원구이를멍하니쳐다보던카리사가천천히손을들어머리를감쌌다.
“사,상식이무너진다…올드원으로요리를하다니…”
고작음식하나가지고요란은.
나도워낙배가고팠던지라올드원구이는순식간에사라졌다.
“큼,다먹었지?이제가자.”
시계를보니대화하느라점심시간이훌쩍지나갔다.
“넵,신세졌습니다.”
“알긴하네?”
“선배가먼저들어오라고했잖아요!”
“그건그렇네.”
현관에서신발을신고있자니카리사의목소리가들렸다.
“선배,소문은걱정하지마세요.제가절대아니라는소문열심히퍼뜨려드릴게요.아서선배는평생한여자만바라보는순정남이라고요.”
“…그것도그거대로부담스러운데?”
“바람둥이보다는낫죠?”
“그거야당연하지.”
기숙사를나와서카리사와작별을하려던그순간,
휘리릭!!!!!
날카로운휘파람소리와함께,
푸드드드덕!
맹렬한날갯짓소리가들렸다.
무슨일인가싶어서고개를돌려보자-
푸드덕!
곧장내얼굴로날아드는파란깃털뭉치.
“커흡!”
“서,선배?!”
당황한나머지허우적거리고있자니카리사가달려와깃털뭉치를떼어냈다.
휘리릭!
“내가너한테무슨잘못이라도했니…?”
입안에들어온깃털을뱉어내며말하자터위트가내게편지를던졌다.
말만이런게아니라진짜부리로잡아던졌다.
그런데날아오는편지가한두개가아니었다.
열몇장을내게던진터위트는인간으로치면콧방귀에해당할소리를내고는하늘로날아올랐다.
어이가없어서던진편지를들어올린나는헛바람을들이켰다.
내손에들린편지를본카리사가옆에서중얼거렸다.
“…이거총장님인장아니예요?”
이인장이찍힌편지가늘그렇듯내용은간단했다.
-총장실로
-빨리
-빨리
-빨리
-빨리
-……
…이분은또왜이러시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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