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Couldn’t Afford to Buy Mana, so I Started Streaming

Chapter 731




찰칵-

[잔설(殘雪) 0기 – 4]

-세실리아: (사진.jpg)

-세실리아: (헥헥 더워 이모티콘)

-반소월: 옆에 못 보던 얼굴이다

-세실리아: 선수촌에서 만난 베트남 국가대표 엘리! 새로운 친구야!

-에미카: 국가교류전도 떨어졌는데 거기는 왜 갔어?

-세실리아: 그러게~ 덕분에 올해는 8강딱이라는 놀림도 안 받아서 좋네~

-에미카: 세실리아는 선발전 탈락이 딱이야 (。•̀ᴗ-)✧

-세실리아: (ꐦ •᷄ࡇ•᷅)

“너무해. 나도 국가교류전 정말 나오고 싶었단 말이야…!”

쬬오오옵-

블루레몬 슬러시가 빨대를 통해 세실리아의 입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꾹 감은 눈가에는 눈물이 한 줌 맺혀 반짝거렸다.

“올해는 미국에서 나온다는 사람이 많았나봐?”

“응! 국가교류전 배려해서 리그 일정을 조정해버려가지고 전부 달라붙었어. 두 달 동안 10경기를 뛰는 건 대체 누가 고안한 거냐구.”

“7승 3패? 많이 아쉬웠겠다. 그래도 너 마지막 경기는 이겼더라. 무리한 일정 속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한 게 멋지다고 생각해.”

“너 너무 다정하다! 역시 날 생각해주는 나메나메밖에… 잠깐. 너 내가 떨어진 거 알고서 국가교류전에 왜 안 왔냐고 물은 거야?”

“흐흥. 들켰네?”

“다시 볼따구 내놔. 어쩐지 위로가 작위적이더라.”

재즈 노래가 나오는 한적한 2층 카페 테라스.

마침 이 날 세실리아는 옆동네 댈러스에 머물고 있어서 한걸음에 달려왔다.

주물주물-

자그마치 10분 동안 꼬집힌 볼이 아직도 얼얼하다.

“근데 나메 너 팔은 괜찮아? 어디 한번 봐봐.”

나는 팔토시를 걷어 테이블 위에 올렸다.

맞은편에 앉은 세실리아가 상체를 앞으로 기울인다.

“호오… 누르면 아파?”

“하나도.”

“캐스팅은?”

“티저 촬영 때 한번 삑사리 나긴 했는데 그 뒤로는 오케이야.”

“에이 뭐야. 괜찮네. 괜히 걱정했어.”

세실리아는 김이 팍 샌다는 듯 다시 의자를 당겨 앉았다.

나는 포크를 들고 한쪽에 따로 빼놓은 딸기를 먹으려는데.

팅-

“응?”

“아?”

공중에서 엘리의 포크와 겹쳤다.

“내 딸기까지 먹게?”

“아, 아니 안 먹는 줄 알고.”

“난 맛있는 건 제일 마지막에 먹는 타입이라.”

“흐아 몰랐어 미안해!”

화들짝 놀라 포크를 내려놓는 엘리.

나는 그녀의 포크를 다시 집어들어서.

“자.”

딸기 하나를 푹 꽂아 그녀의 입에 직접 물려주었다.

“으므믐?”

“뭐야? 둘이 언제 그렇게 친해졌어?”

세실리아가 포크로 우리 둘을 번갈아 가리켰다.

“앞으로 한 달 동안 함께할 애착… 아니 대련 친구인데 소중히 여겨야지.”

“오호?”

“딸꾹!”

“?”

“콜록콜록. 미안해. 콜록.”

사레가 들렸나 보네.

그녀가 천천히 물을 들이킬 동안 세실리아가 내 옆으로 의자를 질질 끌고 다가왔다.

“노나메. 너 오면 꼭 물어보고 싶은 게 있었어.”

“뭔데?”

“잠깐만, 노트북 좀 꺼내고.”

그녀는 챙겨온 가방에서 이것저것 다양한 전자기기들을 테이블 위에 올려두었다.

팬 소리가 위이잉 돌아가더니 이윽고 홀로그램 화면이 나타났다.

파앗-

“?”

“이거 풀 수 있어?”

“뭔지는 설명을 해줘야지.”

“대충 저장탑을 구성하는 마법진 중 하나인데. 만약 마나 농도를 지구의 아홉 배로 끌어올린 환경에서도 똑같이 작동하려면 회로를 어떤 식으로 변경하는 게 좋을까? 아니면 여기서 룬어를 더 추가로 배치해야할까?”

“잠깐만.”

나는 뚫어져라 마법진을 쳐다봤다.

“룬어가 몇 개야 지금?”

“주서클이 48개. 부서클이 각각 6개씩.”

“총 72개라. 왜 이렇게 많아.”

“대신 부서클 4개는 똑같아. 전부 거울상 관계야.”

나는 두 손으로 턱을 괴고 한참동안 생각에 잠길 수밖에 없었다.

‘기록-주입-발동-저장-시전’으로 구성되는 마법의 5단계.

이 중에서 저장 단계야말로 현대마법의 정수라고 생각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아카데미에서조차 깊게 다루는 내용이 아니었다.

고등학생들이 상대성 이론을 개념만 겨우 짚고 넘어가는 것과 비슷하다.

저장탑은 특정 위치에서의 급격한 마압 변동신호를 감지하여, 마나가 필요한 위치로 순간적으로 밀도가 높은 마립자의 흐름을 형성한다.

여기까지가 내가 아는 상식.

“마법진 원리만 간략하게 설명해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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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웁! 한 시간 정도 걸릴 텐데 괜찮아?”

“아니. 안 괜찮아.”

“어째서!”

“나는 그 정도의 각오를 하고 온 게 아니었는데?”

무엇보다 우리 둘만 카페에 온 게 아니라 엘리도 함께 있었다.

다소 무리한 부탁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단호하게 거절하려는 찰나에.

털썩-

세실리아가 무릎을 꿇었다.

“내가 이번 여름 연구과제로 삼은 주제야. 이것만 끝내면 휴가를 갈 수 있어. 국가교류전을 마음 놓고 볼 수 있다고…!”

“그럼 나한테 무슨 이득이 떨어지는데.”

“기꺼이 너의 애착인형이 되어줄게 노나메.”

“… 진짜?”

나는 솔깃하여 귀를 쫑긋거렸다.

“중간에 끼어들어서 미안하지만 아까도 그렇고 애착인형이라는 게 무슨 뜻이-”

“엘리.”

엘리가 소심하게 옆에서 물어보지만 나는 그녀의 말을 단호하게 끊었다.

“엘리, 내가 말이야… 원래 알랭 베이가 선수를 위해서 마련해놓은 20억원짜리 맞춤형 훈련 프로그램이 있는데, 혹시 관심 있어?”

“어, 응. 응…! 응 관심 있어!”

그녀도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우리 셋 중에 딱히 불만이 있는 사람이 없다는 거네?

“1층에 가서 먹을 거랑 마실 거 더 시키고 오자.”

나는 간접적으로 수락의 의사를 내비쳤다.

“쪼아! 엘리도 같이 가자!”

“우와앙!”

우리는 우르르 카운터로 몰려가 몸에 좋은 생과일주스를 시켰다.

다시 자리로 올라오는 도중에 세실리아가 우연히 내 팔토시를 툭 건드렸다.

“오 뭐야! 나메야 이거 색깔이 막 바뀌는데?”

“헤헤 이거? 표면에 얇은 디스플레이가 있거든.”

“신기하다. 나 처음봐 이런 거.”

“다양하게 커스텀할 수도 있어. 짜잔 좀비당!”

“꺄아악! 무셔!”

소녀들이 몸을 벌벌 떨며 도망갔다.

아니 좀비라면 수백마리쯤 때려잡을 인간들이 왜 이런 걸 무서워한담?

인간의 본능이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영역이었다.

휙-

나는 테라스 난간 밖을 뚫어져라 응시했다.

멀리서 우리를 관음하는 작자들도 마찬가지고.

*

[머핀뉴스) 노나메 팔 괴사 직전? 멕시코 사건 이후 드러난 과부하의 충격적 후유증…]

「노나메 선수가 착용한 디스플레이 팔토시가 텍사스의 어느 카페에서 포착되었다. 팔의 색깔이 검붉게 변하는 모습을 본 일부는 과부하의 상태 악화를 의심했으나, 실제로는 최신 테크 의류를 활용한 독창적 패션으로 밝혀졌다. 노나메 선수는 이번 멕시코 방문 이후 다양한 첨단 의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좋아요 16] [😡 화나요 1959]

[댓글]

-이런 개ㅆ2발 새끼들아!!!!!

-이게 기사냐?

-제목 보고 ㅈㄴ 흠칫했다 개객기야

-패션센스가 많이 충격적이긴 하네요…

-ASI: 하늘이여!! 나는!! 아직도!! 인간의 악의를 따라잡지 못했다!!

-올해 기자 어그로상은 네가 짱 먹어라.

[디즈패치) 파파라치를 향해 메롱하는 노나메 마도사]

(메롱나메.jpg)

(삿대질나메.jpg)

(뻐큐나메_일부모자이크.jpg)

[😀 좋아요 2851] [😡 화나요 1419]

[댓글]

-아니 마지막은 욕이잖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극 大 나 메

-나메햄 씨다 씨ㅋㅋㅋㅋㅋ

-아니 대체 몇 미터 밖에서 찍었는데 알아본 거냐?

-걍 노빠꾸네ㅋㅋㅋㅋ

-우리 나메 멕시코 여행이 참 감명깊었나보다~ 라고 하면 안 되겠죠?

-파파라치 새끼들 우리 나메 좀 제발 내비둬!

[노나메 현재 부상 상태 최대한 객관적인 의견만 가지고 정리해봄]

-멕시코에서 후유증이 생긴 건 분명하지만, 심각한 손상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존스홉킨스의대 교수 안토니아 멘데스)

-기능성에는 큰 문제가 없으나, 팔이 자극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어 후속 관리가 필요할 수 있다. (국제 마도진단협회 전 회장 아오이 미츠루)

-멕시코의 고온 환경으로 팔 피부조직이 약해져서 손상이 두드러지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한국대 마도치료연구소 윤재우 교수)

전체적으로 큰일은 아닌 것처럼 보임. 그니까 호들갑 ㄴㄴ

[댓글]

-출처추

-그래 이게 맞다니까ㅋㅋㅋㅋㅋ

-진짜 아팠으면 병원에 가 있지 누가 카페에 놀러감

-옆에 그 8강딱한 클랜원 아니냐?ㅋㅋㅋㅋㅋ

└ ㅇㅇ

└ 이번에 경쟁 개빡세서 떨어졌대

└ 작년에 4강 “0명” 굴욕 때문에 이번에 이 악물고 원투쓰리 할 듯ㅋㅋㅋㅋㅋ

└ 어떻게 미국이 8강딱 둘에 조별딱 ㅋㅋㅋㅋㅋ

-하여튼 호들갑은 한국인이 세상에서 제일 심하다니까

└ 느그 본진에서 훨씬 나메 걱정하고 있어요~

└ 쓰으으읍 본진이 어디지…? 사실상 나메는 모든 국가에서…

한때 심각한 일처럼 다루어진 나메의 부상 소식.

하지만 파파라치들이 여러 곳에서 사진을 찍은 결과 나메는 팬들의 생각 이상으로 멀쩡해보였다.

특히나.

[노나메 아라베스크의 매듭 쿼드러플 캐스팅 떴다!!!!! ㄷㄷㄷㄷㄷㄷㄷ]

(티저 촬영 현장 유출본.mp4)

그냥 완전 멀쩡한뎁쇼?ㅋㅋㅋㅋㅋㅋ

[댓글]

-결말은 ‘제발 부상이어라’였냐고ㅋㅋㅋㅋㅋ

-와 노나메 지리긴 하네

-저 어려운 마법을 무슨 4개씩이나ㅋㅋㅋㅋ

-얘는 괴물이다 진짜

-이게 맞지. 나메가 다쳤으면 지금쯤 미국 멕시코랑 전쟁 벌였음.

└ ㄹㅇㅋㅋ

└ ㄹㅇㅋㅋ

관중들이 찍은 영상이 브이튜브에 쫙 퍼진 뒤로 기자들의 어그로는 더 이상 빛을 발하기 어려워졌다.

별 거 아닌 찌라시.

별 거 아닌 주작 기사와 게시글들.

오늘도 하루의 도파민 할당량을 채우는 데에 만족하나 싶었지만.

꺼진 불씨는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점화되었다.

딥웹에서 양지로 올라온 한 영상.

[NoName은 원펀치로 RPG-7을 박살냅니다] [Views 5,596,195]

그것은 나메가 정면에서 대전차 로켓을 받아내는 장면이었다.

지축을 뒤흔드는 굉음에 압도된 시청자들.

[베스트 댓글]

-???: 님도 빨리 치셈. 연기 오름.

-기자들아 처음부터 싹 다 다시 취재해라. 저게 멀쩡할 수가 없는데?

-아이씨 지구에 또 버그났다. 이게 몇 번째야?

└ 유독 한명한테만 자주 걸리는 것 같은데 핵 아님?

영상은 성난 산불처럼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갔고…

이제는 그녀가 왜 다쳤는가가 아니라 왜 다치지 않았는가로 커뮤니티가 타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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